뉴스도 연구도 불확실하다
사람들은 세상의 무언가에 관해 논쟁해야 할 때, 뉴스 기사 또는 학계의 유명한 연구(실험) 결과를 근거로 삼곤 한다...
그런데 '가짜 뉴스' 같은 게 흔히 있는 걸 생각해 보면, 뉴스 내용도 마냥 다 믿을 수는 없는 것 같다. 나는 그런 뉴스를 소규모 언론사에서나 내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메이저 언론사에서도 팩트 체크 같은 걸 충분히 안 하고서 일단 보도하는 경우(그래서 나중에 정정보도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더라.
그럼 대체 대중은 뭘 어떻게 해야 세상의 흐름이나 사실 관계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건가? 모르겠다.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해서 대중에 널리 퍼뜨리는 게 기자의 역할이긴 한데, 왜 기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느냐고 비난하기도 좀 그렇다. 기자라는 직업의 속사정에 관한 이야기들을 찾아 읽어 보면, 직업의식이나 사명감을 갖고 일하기에는 기자라는 직업은 너무나 자괴감과 환멸감이 드는 직업 같더라...
가짜 뉴스 뿐 아니라, 학계의 연구 결과도 마찬가지로 한계가 있다. 뒤집히고 뒤집히고 또 뒤집힌다. 예를 들면, 혀에서 맛(짠맛, 단맛, 쓴맛, 신맛)을 느끼는 부위가 각각 나뉘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예전엔 너무나 당연한 주장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사실이 아니라는 쪽으로 주장이 쏠리고 있다.
그리고 심리학계의 유명한 실험인 '밀그램의 복종 실험'도, 예전에 읽으면서도 '이게 말이 돼? 이걸 왜 복종해?' 싶었는데, 실험 과정과 결과 해석에 문제가 있었던 실험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 반론에 관한 반론도 제기됐던 것 같고.
그 외에도 언어학의 '알타이 어족'이라든가, 경제학의 '맬서스 트랩' 같은 것도 현재는 믿는 사람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그게 주장되던 초기에는 다들 너무나 당연한 주장으로 여겼을 것이다...
아무튼, 무엇이 진실인지를 제대로 알기란 정말 너무 너무 씨팔 개 존나 어렵다. 이젠 알겠다! 마침내 확실한 진실을 얻었다!!! 라고 호들갑을 떨어도 그게 또 미래에는 반증되거나 파기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데도 '누가 뭐뭐한테 뭐뭐했다더라~'라는 뉴스 기사가 뜨면 바로 신나게 달려나가서 사람 하나 병신만들고 낙인찍고 재기불능으로 만들어버리는, 뇌가 없는 들소 떼들이 오늘도 인터넷 곳곳 사방팔방으로 힘차게 돌진하며 멍청한 댓글을 달고 있고, 멍청한 나는 또 그런 걸 굳이 읽어보며 스트레스 받는 걸 즐기고 있군요
아! 정말 멍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