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존의 어려움 - 큐드틀스(qudtls)

취존의 어려움

취존(타인의 취향 존중)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충분히 나온 것 같은데
취존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세상엔 정말 놀랍도록 다양하고도 비주류인 취향이 많은데
그런 심해를 아직 들여다보지 않아서 취존을 쉽다고 느끼는 건가?
조랑말 캐릭터에 성욕을 느낀다든가.
지하철 노선도와 시간표를 전부 외운다든가.
집 안에 거미를 수백 수천 마리를 키운다든가.
거대한 체구의 남자가 어설픈 여장을 한 채로 외출을 즐긴다든가.
어떤 인간이 거대 드래곤에게 강간당한 후 그 인간의 자궁에 드래곤의 알이 생겨나서 인간의 배를 찢고 나오는 이야기를 즐긴다든가...

취향의 바다 밑바닥에는 정말 자기가 살면서 상상조차 못 해본 독특하고도 독특한 취향들이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우연히 목격하게 될 경우, 불쾌하다는 표정을 짓지 않고 그냥 태연하게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나?

상대방이 그 취향을 자기한테 강제로 들이민 게 아니라면, 그리고 그 취향이 누군가에게 무고한 고통을 주지 않는다면, 그 취향을 존중하는 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옳다는 걸 이성으로는 납득해도 감정이 그 납득을 따라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나는 그렇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취존하려고 애를 쓰겠지만 말이야

'슈뢰딩거의 고양이'라는 개념을 차용하는 창작물이 종종 있던데 정말 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쓰는 건가? 아니면 그냥 멋있어서 대충 갖다 쓰는 건가?

리니지, 바람의 나라, 라그나로크는 각각 원작 만화가 있는 온라인 게임이다. 그런데... 굳이 원작 만화에서 설정이나 스토리를 빌려올 필요가 있었을까? 각 원작 만화들이 히트작이라기엔 미묘하고, 실제로 그 게임을 하는 유저들에게 영향력도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정말 미스터리하군

가난하고 무식하고 허약한 캐릭터가 주인공인 경우는 가끔 있는데 못생기고 뚱뚱하고 늙은 캐릭터가 주인공인 경우는 정말 드물군 왜일까? 왜 수요가 별로 없을까? '당연히 없지!'가 아닌 구체적인 답을 듣고싶군

좀 예전 것들에 관한 얘기긴 한데 'PPAP(펜-파인애플-애플-펜)'랑 '바카야로이드' 이 두 가지는 내 입장에서 전혀 재미를 못 느끼겠더라. 그냥 표정만 굳어질 뿐... 저것들의 재미 포인트가 대체 무엇이었는지 누가 설명 좀 해 주면 좋겠다

박보람의 노래 '예뻐졌다'의 멜로디가 좋다 가사 없는 버전으로, 누가 연주해둔 거 없으려나 싶어서 유튜브를 뒤져 봤는데 그냥 연습삼아 연주한 거 외엔 거의 없네...

어떤 결과물에 피드백을 줄 때는 사례를 제시하는 게 좋다 그리고 바람직한 사례를 드는 것도 좋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사례도 함께 제시하면 상대방이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군

비극적인 이야기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겠지만 본의 아니게 무식하게 살 수밖에 없어서 -> 그 무식함 때문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본의 아니게 죽이게 되면... 정말 비극적인 것 같다.

루프물 스토리는 잘 쓰면 정말 정교하고 소름돋는 반전이긴 한데 언제부턴가 좀 흔해진 것 같긴 하다 너무 흔해진 반전은 그 효과가 아무래도 좀 퇴색되겠지 물론 연출이나 구성 덕분에 작품의 맛을 즐기기엔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미술 작품 중에는 제목이 있어야만 작품의 의미가 이해되는 그런 경우가 있던데 난 그런 게 좀 마음에 안 들더라 제목은 저택의 입구에서 손님을 안내하는 하인일 뿐 저택 주인은 아니란 말이야

만화 중에서는, '굳이 이걸 만화로 표현해야 했나?' 싶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한국식 드라마로 만들기 딱 좋은, 아니면 저예산 영화로 만들면 적당한, 그런 소재와 배경과 사건을 다루는 만화들 말이야. 딱히 그것들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고, 그냥 나하고는 생각이 좀 다른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거 찍을 때, 야외 촬영 할 때, 모기로 인한 불편은 없나? 배우가 한 자세로 가만히 선 채로 긴 대사를 말하다 보면 모기가 물거나 해서 분위기 다 망치는 그런 상황이 아마 있을 것 같은데... 아니면 카메라 조명 근처에 날벌레가 날아들어서 시야를 방해하는 상황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