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S 그리드맨 감상평
'SSSS 그리드맨' 12화까지 다 봤다
유명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릿카 아니었으면 2화 정도에서 더 안 봤을 것 같다. 그리고 릿카 보려고 12화까지 다 봤는데, 역시 아쉬운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초반부터 여러 부분에서 의문스러운 요소들을 제시하는데, 나중엔 풀어 주겠지, 나중엔 풀어 주겠지 기대했으나 12화가 다 지나도록 안 풀어준 요소들이 너무 많다. 아니면, 풀어주긴 했으나 그냥 지나가듯 슥 흘려서 내가 못 알아차렸든가.
1. 맨 처음에 릿카가 유타한테 '기억상실이라고 거짓말하는 거면 화낼 거야'라는 부분은 결국 뭐였는지 끝까지 안 밝혀졌고.
2. 그리드맨이 유타의 몸에 깃들었다고 해서 굳이 유타로서의 기억을 잃을(기억상실일) 이유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3. 알렉시스 케리브(얘는 이름 외우기 힘들다)는 어디에서 온 놈인지, 어쩌다 아카네한테 붙은 건지도 모르겠고.
4. 아카네가 이 도시의 신이라는 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됐다. 현실에서는 히키코모리인 아카네가 꿈이나 상상으로 만들어낸 세계라는 건지? 현실(애니메이션 바깥)의 아카네가 집에 틀어박혀 컴퓨터로 만들어낸 컴퓨터 속(애니메이션 속) 세계라는 건지?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
5. 6화쯤에서 나온 귀여운 인간형 괴수(얘는 이름도 모르겠다)는 정체가 뭐지?
6. 그리드맨 보조인간 4인방 중에서 입에 거대한 마스크를 쓴 남자는, 왜 그런 마스크를 쓰고 있는 거지?
7. 하늘 위에 있는 전자 세계는 왜 뒤집혀 있는 거지?
아니다 그만하자... 더 적으면 너무 많아지겠다
아무튼 시청자의 온갖 궁금증들을 계속 다음화로 다음화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마지막화까지 가서도 거의 안 풀어주고 난해한 연출로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라는 느낌만 들고 말았다
캐릭터성도 전체적으로 아쉽다. 이 스토리에서 성격이 입체적인 건 아카네와 릿카 둘 뿐인 것 같다. 굳이 한 명 더 추가하자면 안티(괴수로 변하는, 회색 단발머리 꼬마). 나머지는 전부 다 평면적이고 너무 단순한 성격 같다.
특히 가장 마음에 안 든 캐릭터는 '보르'다. 그리드맨 보조인간 4인방 중에서 양갈래머리 한 꼬마 말이야. 유타의 친구(이름 기억 안 남)를 사소한 이유로 매번 때리는데, 그게 장난스럽게 연출되긴 했지만 기분나빴다.
안티도 캐릭터성이 좀 답답했다. 최후반에 각성하긴 하지만, 그 전까지는 매번 똑같은 패턴으로 행동하니까 지긋지긋했다.
반면에 가장 마음에 든 캐릭터는 릿카다. 약간 시큰둥한 태도이면서도 과장된 행동을 거의 안 하고, 대사든 행동이든 매우 현실적이고 디테일하다는 점이 좋다. 정말 이런 사람이 현실에 한 명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과장된 행동이나 말투'같은 게 전혀 없었다. 그래서 좋았다.
그래서 전체적인 평가는...
모르겠다!
평작과 명작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그런 평가가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