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너무 많은 정보들

인터넷이 발달하면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좀 더 이상적인 답을 찾아낼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것 같다.
의견이 다양성이 완전히 보장되다 보니, 그 중 어느 의견에 가중치를 둬야 하는지를 생각하기가 정말 피곤하고 지친다.

마치, 맛있기로 소문난 어느 식당에 어렵게 찾아갔는데 메뉴판을 보니 추천 메뉴가 수천 개 정도 된다면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포기하고 적당히 아무 메뉴나 고르게 되는 것과 같다. 대충 빠르게 결론을 내려버리는 거지...
정보가 너무 많으면 이상적인 결론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같다.
사람은 사고력에 한계가 있고 너무 많은 정보를 접하면 지쳐버리기 때문에.

최근 연평도에서 사람이 죽은 사건에 대해서도, 정부는 '월북했다'라고 하고, 사망자 주변 사람들은 '그럴 리가 없다'라고 한다. 이 중 어느 쪽이 진실인가?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제3자들이 그에 대해 자기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그 중 어느 쪽이 진실인지 알기 어렵다. '대충 진실처럼 보이는 무언가'를 구하는 건 쉽지만, '충분히 검증된 진실'을 구하는 건 너무 피곤하고 힘든 과정이다.

나는 내가 세상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사실 잘 생각해 보면 내가 세상에 대해 아는 것들은 교과서나 언론에서 나온 정보를 의심 없이 받아들인 게 대부분이다. 내가 내 감각과 판단으로 직접 경험하며 검증한 정보는 거의 없다. 감각이나 판단조차도 불완전하지만 그건 둘째치고 말이야...

화성은 정말 존재할까? 은하계는 정말 저런 모양일까?
대충 그렇겠거니 하고 살아간다. 교과서나 언론에서 말해주는 정보가 전부 사실이겠거니 하고 살아간다.
소수자가 반대 의견(화성에 관한 사진은 가짜다!)을 내도 대충 음모론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게 편하다. 진실이 뭔지 알아내는 건 힘들고 피곤하니까...
그렇다고 내가 음모론을 지지하냐면 그건 또 아니다.

요약하자면, 세상에 대한 내 입장은 '아무것도 확실한 게 없다'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서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생각을 교류할 때도 제발 좀 차분하게, 공격적이지 않게 교류했으면 좋겠는데...

포기하는 게 편하겠지
 
내륙국에서 태어나면 정말 답답할 것 같다
바다를 보려면 해외여행이 필수니까
그리고 주변국들 눈치를 엄청 봐야 할 듯
세상의 여러 가지 하위 문화들 중에는 '크로스드레싱'이라는 취미가 있던데
대부분의 경우 남성이 여성의 옷을 입고 여성적인 화장을 하는 경우더라.
그 반대는 왜 거의 눈에 안 띄는 걸까?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 사이에선 서로 말 안 통해서 답답할 것 같고
둔감한 사람과 예민한 사람 사이에서도 서로 말 안 통해서 답답할 것 같다
그 둘의 중간쯤 입장에 서자니, 어디쯤이 중간인지 파악하는 것도 어렵다
어떤 집단 내에서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상황에 놓였을 때, '항의를 하는 사람'이 사회 부적응자 취급 받는 건 이상하다
'그냥 못본 척 넘어가는 사람'보다는 훨씬 멋진 것 같은데...
명백한 불합리와 부조리에 영합해서 이득을 유지하는 건 정말 추하고 괴롭다
위계질서나 상하관계 따지는 거 정말 싫다
그런 거 없이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 서로 존중하면서 살면 안 되나
남자화장실의 창피한 기억
아이돌의 약속
성 관련 문제들에 대한 생각 정리
외모 조롱의 기준이 뭘까
세상에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당연함은 없다
각자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서로 다를 때는,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명확히 하고 절충점을 찾자
독재 국가들은 왜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틀어막는 걸까
비판의 목소리가 너무 커져서 독재자를 끌어내리는 상황이 두렵기 때문인가?
그런데 독재자가 정치를 큰 탈 없이 잘 하면 국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작거나, 크더라도 '어휴 답답해, 정치 좀 잘 해보세요!' 정도에 그칠 것 같은데. 아닌가?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세상을 너무 단순화시킨 생각 같긴 하다
기독교(정확히는 개신교)에 관해 생각하다 보면 해결이 안 되는 의문이 많은데
신정론(악의 문제)과 자유의지에 관한 의문이 대표적이고
지금 생각나는 의문은, 원시시대 사람들은 전부 지옥에 갔나? 라는 의문이다
부모들이 아들에게는 '남자 이름'을, 딸에게는 '여자 이름'을 붙이는 이유가 뭘까?
중성적인 이름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비교적 소수인 것 같고...
꽤 많은 나라에서 남자 이름과 여자 이름을 구분해서 붙이는 것 같은데, 왜지?
세상을 이해할 때 True or False로 이해하는 건 좀 위험한 것 같다
실제 세상은 그라데이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만 생각하면 아무 결론도 못 내리고 일이 진행이 안 되겠지만
사회가 발전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과학은 확실히 발전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훌륭한 과학자들에게는 확실히 고마움을 느낀다
어떻게든 오래 살아남아서 그들이 제공하는 혜택을 누리고 싶다
독재 체제에 대한 생각
인터넷 보는데, 동성애자랑 트랜스젠더를 헷갈리는 경우도 있더라.
아니 그게 헷갈릴 여지가 있나...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정치적 가치는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표현의 자유'와 '경쟁 조건의 평등' 이 두 가지인 것 같다.
나머지 가치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모든 걸 다 중요하게 여기면 결국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게 돼 버리니까, 이 두 가지만 일단 선택한다는 것이지.
세상의 너무 많은 정보들
비슷한 인간끼리 행정구역 만들어서 각자 울타리 치고 살았으면 좋겠다
양아치는 양아치끼리 모여 살게 하고
사기꾼은 사기꾼끼리 모여 살게 하고
관종은 관종끼리 모여 살게 하고
제발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