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덕질, 굿즈, 팬픽

'최애'라는 표현은 언제부터 '(현실의) 최애 아이돌'을 가리키는 의미가 된 거지?

내 기억에 따르면 이 표현은 일본 2D 문화(애니메이션, 게임, 만화 등)을 좋아하는 여성향 커뮤니티에서 처음 생겨났고, 각자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2D 캐릭터를 '최애캐', '차애캐'라는 식으로 언급하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최애'에 '~캐'라는 글자를 일부러 덧붙이지 않는 한, 이 표현은 기본적으로 아이돌 쪽 용어로 이해되는 것 같다.
언제부터 이렇게 변한 건지 그 계기나 과정이 궁금하군...

'덕질'이라는 표현도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오타쿠 -> 오덕후 ->덕후 -> 덕' 이런 식으로 점점 변형되고 짧아지더니, 덕질의 의미도 '일본 2D 문화에 대한 팬 활동'에서 '아이돌에 대한 팬 활동'으로 의미가 변했다.
그리고 '굿즈'라는 표현도 쓰임새가 아이돌 팬 쪽으로 변하거나 확장된 것 같고.

이처럼 '일본 2D 문화 쪽 용어'와 '아이돌 쪽 용어'는 겹치는 부분이 꽤 있다. '굿즈'라는 표현도 그렇고...
왜일까? 왜 이렇게나 겹칠까? '일본 2D 문화를 좋아하는 성향'과 '아이돌을 좋아하는 성향'은 거의 같은 심리인 걸까?
그리고 내가 지켜본 바로는, 이런 변화의 흐름은 남성향(여성 캐릭터나 아이돌을 좋아하는 남성 팬)보다는 여성향(남성 캐릭터나 아이돌을 좋아하는 여성 팬) 쪽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내 추측인데, 남성향의 경우에는 '일본 2D 문화를 좋아하는 팬'과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이 거의 안 겹치는 반면(각자의 영역에서 각자 따로 노는 경향이 있음), 여성향의 경우에는 그 둘이 서로 겹쳐지는 부분이 꽤 있어서, 서로 용어나 유행어를 자연스럽게 공유하게 됐을 것 같다.

이 추측에 힘을 실어주는 단서로는 '여성향 팬 소설(팬픽) 문화'가 있다. 이런 팬 소설의 등장인물로는 가상의 남성 캐릭터('신지'와 '카오루', '나루토'와 '사스케' 등)가 쓰이기도 하지만, 현실의 아이돌(보이그룹의 잘생긴 남자 2~4명 정도)이 쓰이는 경우도 흔한 것 같더라.
즉, 여성향 팬픽 문화는 '일본 2D 문화를 좋아하는 여성 팬'과 '아이돌을 좋아하는 여성 팬' 이 양쪽이 서로 겹쳐지는 부분인 셈인데...

아무튼 내가 생각한 추측이지만 정말 그럴듯하군
 
'야오이'라는 표현이 'BL'이라는 표현으로 완전히 대체된 건 무엇 때문인지 궁금해서 검색을 해 봐도, '야오이라는 단어의 어감이 별로여서'라는 이유 외에는 찾을 수가 없다. 정말 이 이유 하나 뿐인가?
망붕 = 망상붕자 = 망상분자 = 연예인 등의 실존인물을 소재로 망상하는 사람.
내가 연예인에 관심이 없어서 이런 은어가 있다는 것도 그동안 몰랐었다.
어? '물고기'가 일본어로 뭐지?
스시나 사시미는 알면서 정작 이걸 모를 수가 있다니
'알라딘'의 영문 표기는 aladdin이다.
그런데 예전부터 생각해오던 거지만 저 표기를 한글로 써 보면 좀 이상하다.
알(al) 아(a) 띤(ddin)... 알아띤.
영어의 표기-발음 불일치가 문제인 걸까,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문제인 걸까
인쇼 = 인터넷 쇼핑몰ㅋㅋㅋㅋㅋㅋㅋㅋ
수더분하다는 표현은 칭찬일까 비하일까
헌술 = 헌팅 술집
줄임말의 세계는 정말 넓구나...
'밝고 건강한 사람'이라는 표현이 종종 쓰이는 것 같은데
나는 그게 좀 싫다. 밝은 사람만이 건강하다는 것처럼 느껴져서...
'물장사'라는 은어가 가리키는 대상이 의외로 다양하더라.
유흥업소, 일반 주점, 화장품 판매, 생수 배달 등
'노잼'이라는 단어는 꽤 수명이 길 것 같다
쓰이는 상황도 다양하지만, '재미없음'를 두 글자로 줄인 거라서 간편하니까
면스 = 면접 스터디
'차가운 합격'이라는 표현이 있던데 검색을 아무리 해봐도 의미를 모르겠더라
그래서 '뜨거운 합격'으로 검색했는데 그제서야 '차가운 합격'의 의미가 이해가 됐다
뜨거운 합격 = 불 합격 = 불합격
차가운 합격 = 그냥 합격
이런 유행어 같은 거 못 따라가겠어...
'사실'과 '팩트'
'노나다'라는 표현 정말 생소하다
'~됐으니 ~는 정말 노났네!' 이런 식으로 쓰이더라
'100% 한국인 아님'은 정확히 무슨 뜻이냐?
한국인이 아닐 가능성이 100%라는 뜻이냐, 아니면 한국인의 특성을 부분적(0~99%)으로만 가졌다는 뜻이냐?
'~이므로(하므로)'를 써야 할 부분에 '~임으로(함으로)'를 쓰는 경우가 종종 보이네
그 둘이 헷갈리는 사람들한테는 그냥 전자를 쓰라고 권하고 싶다
후자를 쓸 상황은 아주 드물다고 생각한다
최애, 덕질, 굿즈, 팬픽
'화해'라는 표현을 좀 이상하게 쓰는 사람들이 있더라
화해는, 쌍방의 잘못이 거의 동등할 때 서로가 서로에게 하는 게 화해고
어느 한쪽의 잘못이 극단적으로 클 때는 화해가 아니라 '사과와 반성'이 맞을 듯
'논문 같은 글투'로 쓰인 글들
호애앵, 귀염뽀짝, 호다닥, 꾹꾹이
나는 이런 느낌의 표현들에 좀 거부감이 있다
이유는 나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