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공간에서의 단체 생활

교도소 다큐멘터리 영상을 봤다
경기도에 있는, 지어진 지 엄청 오래된 교도소던데
열악하고 낡고 비좁은 공간에 많은 수용자들을 수용하고 있더라

구타나 욕설 같은 건 일단 없을 거라고 가정하고 생각해 보면
(이게 너무 순진한 가정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교도소에서는 사생활이 없는 게 가장 고통스러울 것 같다.
좁은 공간 한 칸에서 성격 거친 사람들 다수와 함께 생활하는데
빨래 같은 것도 단체로 해야 하고.
개인 물건을 안전하게 보관하기도 어렵고.
동료 수용자들한테 미움받지 않게 항상 신경써야 하고...

심지어 영상을 보니까, 일기 같은 것도 마음대로 못 쓰겠더라.
자살 예방 같은 명목으로 일기를 검사하더라. 아이고.

오락거리가 없는 것.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없는 것.
바깥 세상의 유행이나 기술 발전을 알기 힘든 것.
이런 것들도 물론 괴롭겠지만...
역시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게 가장 고통스러울 것 같다
 
연민이나 동정 같은 순수하고 이타적인 감정도
외모가 극단적으로 열등한 인간들은 받기 어려운 것 같다
그런 걸 생각하면 이 세상이 정말 비극적으로 느껴진다
애초에 감정이란 건 별로 순수한 게 아닌 걸지도 모르겠다
서로 얼굴 볼 일도 만날 일도 없는 분야에서
선배 후배 이런 개념 신경쓰는 거 좀 마음에 안 든다
서로 얼굴 볼 일도 만날 일도 있는 분야에서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좁은 공간에서의 단체 생활